로고

그렸다하면 수백억…전세계 뒤흔든 '얼굴 없는 화가'

-英이 미켈란젤로 보다 사랑하는 화가 2018년 소더비 나온 '풍선과 소녀'-
-초창기 그라피티 예술가로 시작단순한 낙서 넘어 사회·정치 의미 거리에서 누구나 작품 감상케 해-
-소더비 "우리는 뱅크시 당했다" 충격 돈으로 가치 매기는 미술시장에 경종-

박재만 대표기자 | 기사입력 2022/09/01 [11:37]

그렸다하면 수백억…전세계 뒤흔든 '얼굴 없는 화가'

-英이 미켈란젤로 보다 사랑하는 화가 2018년 소더비 나온 '풍선과 소녀'-
-초창기 그라피티 예술가로 시작단순한 낙서 넘어 사회·정치 의미 거리에서 누구나 작품 감상케 해-
-소더비 "우리는 뱅크시 당했다" 충격 돈으로 가치 매기는 미술시장에 경종-

박재만 대표기자 | 입력 : 2022/09/01 [11:37]

 

"미술품 경매업체 소더비의 직원들이 2018년 경매에 나온 뱅크시의 ‘풍선과 소녀’ 작품을 걸고 있다. 이 작품은 104만2000파운드(약 16억6600만원)에 낙찰된 순간 그림이 세로로 잘려나가 충격을 줬다.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는 뱅크시당했다(We’ve been Banksy-ed).”

2018년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장에선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세계 경매 시장을 주름잡는 소더비의 유럽 현대미술 책임자로 미술품 경매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알렉스 브랜식조차 충격에서 헤어날 수 없었다.

사건의 주인공은 영국 출신으로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는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 그의 대표작 ‘풍선과 소녀’는 당시 소더비에서 104만2000파운드(약 16억6600만원)에 낙찰됐다. 그런데 경매사가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 액자 속 그림이 세로로 잘려나갔다. 뱅크시가 작품이 파쇄되도록 액자를 설치해, 낙찰되는 순간 잘려나가게 한 것이다. 전 세계 미술계와 대중은 ‘뱅크시다운’ 그의 파격적인 행동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오는 11일 국내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뱅크시’는 기발한 상상력, 과감하고 혁신적인 행보로 매번 크나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거리의 아티스트 뱅크시의 이야기를 담았다. 뱅크시는 정확한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강력한 팬덤을 갖고 있다. 미켈란젤로를 제치고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1위’로 꼽혔을 정도다.

파격과 도발의 화가

 


다큐멘터리는 뱅크시가 그라피티(벽에 스프레이 등을 이용해 그리는 그림) 아티스트로 활동하던 초창기부터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최근 행보에 이르기까지의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여정을 담고 있다.
이야기는 미술계를 뒤흔든 2018년 소더비 경매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사건은 그림의 가치를 발견하기보다 돈으로 작품의 가치를 매기고 환산하기 바쁜 미술 시장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괴’를 통해 예술을 완성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뱅크시는 “파괴의 욕구는 창조의 욕구”라는 피카소의 말을 인용하며 액자에 파쇄기를 설치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큐는 작품의 시작과 끝에 소더비 경매 장면을 배치해 이 사건이 오늘날까지도 미술 시장에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강조한다.
작품은 초반엔 뱅크시 예술의 출발점이 된 그라피티에 대해 주로 다룬다. 뱅크시와 함께 작업했던 그라피티 예술가, 미술사학자 등을 두루 인터뷰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다큐는 뱅크시라는 인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영국의 역사와 정치·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그라피티 예술이 어떻게 탄생했고 발전했는지 분석한다.

그라피티는 1980년대 대처리즘에 맞선 자유와 저항정신을 발판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단순한 낙서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회·정치적 의미까지 담아내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큐는 중반부터는 뱅크시 개인의 이야기를 깊이 파고든다. 뱅크시는 ‘얼굴 없는 화가’인 만큼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매체를 통해 익명으로 인터뷰하기도 했다. 다큐는 목소리로 해당 인터뷰 내용을 재현해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뱅크시가 직접 출연한 듯한 착시효과가 일어나며, 더욱 작품에 몰입하게 된다.

공정한 참 언론의식 을 바탕으로 정론직필. 촌철살인의 언론정신으로 열과 성을 다하고자 합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