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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와 경로당에 대한 단상]

-노인일자리를 개발할 수 있게 하여 자긍심을 높였으면 좋겠다.-

유환욱 기자 | 기사입력 2022/08/08 [08:06]

[대한노인회와 경로당에 대한 단상]

-노인일자리를 개발할 수 있게 하여 자긍심을 높였으면 좋겠다.-

유환욱 기자 | 입력 : 2022/08/08 [08:06]

 ◎유환욱 기자 (사회복지사)


과학의 발전 속도가 눈부시다보니 상대적으로 노인들의 입지가 더욱 옹색해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흥미로운 우리나라 노인복지 기초 법정시설인 경로당과 경로당을 산하 기구로 둔 사단법인 대한노인회의 변천사를 살펴보자. 

 

여름엔 마을 어귀 정자나무 아래서, 겨울엔 부잣집 사랑방에 자연스럽게 모여 여가를 보내던 어르신들이 근대에 이르러 자체적으로 십시일반 경비를 추렴하여 거처를 마련하고 스스로 노인정이라 부르던 곳이 경로당의 시작이었다. 

 

대한노인회와 경로당의 변천사를 보면 조선시대에는 기로소, 19세기에는 노인정, 1950년대 공립노인정, 1969년 대한노인회의 태동인 노인연합회 설립, 1978년 공동주택인 아파트 노인정 설치의 법제화, 1989년 경로당으로 명칭이 변경되는 등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이 시대의 변천과 국가 정책의 필요에 따라 관이 관여하면서 노인복지 기초시설인 경로당이 되었으며 글자 그대로 자주적인 노인정에서 사회적으로 노인을 공경하겠다는 의타적인 시설이 되었다. 

 

현대에 와서는 산업화로 인해 인구가 도시로 몰려들고 더 나아가 정보화시대를 맞아 아날로그적 정취가 디지털적 정서에 밀려 특히, 어르신들이 문화적 혼란에 놓인 복잡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농경사회의 대가족제도에서 가족이 노인을 보살피던 이상적인 효사상이 사라지고 사회가 노인을 돌보는 그야말로 기계적인 삭막한 시대가 된 것이다. 

 

요양보호제도가 도입되기 전의 경로당에서는 지금의 노인주간돌봄센터에서 도움이 필요한 노인을 돌보듯 웬만한 거동불편 노인들을 자체적으로 돌보는 중요한 역할과 그 밖의 의미 있는 일들을 해냈다. 

 

그랬던 시설인 경로당이 백세 시대와 함께 지금은 70대 중반까지 직장을 나가 근로를 하거나 보다 양질의 노인복지서비스가 제공되는 노인종합복지관에 비교적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노인들을 빼앗기고 보호대상 노인은 요양원으로 또 주간보호센터로 흩어져 어정쩡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따라서 경로당에 대한 인식과 의식의 변화 그리고 역할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때를 맞고 있으며 그렇게 업그레이드되지 않으면 경로당은 사회적으로 천덕꾸러기와 같은 시설이 되게 생겼다. 

 

경로당과 관련하거나 연관이 있는 기관으로는 지자체의 시, 군, 구, 읍, 면, 동과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각 지역별 지회와 분회 그리고 복지법인이 위탁 운영하는 노인종합복지관에다 심지어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이 지원과 운영관리를 맡고 있다. 

 

이렇게 여러 곳에서 관여하니 중복되는 복지서비스와 업무도 많고 복잡해 이에 대한 조정이 있어야 할 것이며 경로당의 상위 기구인 대한노인회의 특성상 권위적이고 비전문적인 관리와 운영방식도 대폭 개선되어 시대에 부응해야 하겠다. 

 

아울러 노인복지의 시스템이 요양보호제도가 추가된 지금은 경로는 요양원과 주간보호센터 위주로 국한하고 경로당은 우선 이름부터 자주적이고 능동적이며 주체적인 노인회관 등으로 환원 하거나 아니면 실버하우스나 실버정보센터 등으로 바꾸고 노인들 스스로 주체적인 운영이 될 수 있게 이미지를 탈바꿈 시키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주간에는 비교적 고령의 노인들이 여가를 즐기고 특히, 65세 이상 직장을 가진 어르신들은 퇴근 후 잠시라도 들려 유용한 정보를 얻거나 유익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시각의 운영을 적극 검토하고 개선해 이용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다. 

 

또, 노인 소일거리도 보다 실용적이고 사회에 유익한 내용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노인들 스스로 프로그램을 짜고 노인일자리를 개발할 수 있게 하여 자긍심을 높였으면 좋겠다. 

 

뿐만 아니라 경로당의 집합체인 대한노인회의 역할과 책임 또한 막중하다 할 것이며 대한노인회 스스로도 시대적 과제와 사명에 맞게 안주하지 말고 맡은바 할일을 다해야 할 줄 안다. 

 

대한노인회는 경로당을 산하기구로 두고 있으면서 지자체의 경로당 담당 공무원과 복지관의 담당직원이 수도 없이 경로당을 드나들며 보다 나은 편의와 양질의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애를 쓰는데 해당 노인회는 다달이 월례 회비를 경로당에서 받으면서도 직원들은 경로당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니 대한노인회 종사자들이 노인복지 전문기관의 사회복지사들과 같이 역량을 키워 온전히 경로당을 관리하던가, 그도 아니면 차라리 대승적으로 노인회를 해체하고 보다 전문적인 노인종합복지관 등에 역할을 위임하는 결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예민하지만 심각한 문제를 학계나 노인복지 일선의 종사자들은 다 알고 있으나 선거에 있어 도덕적 정서와 영향력을 갖게 된 노인회에 관해 정치권에서 감히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대한노인회가 환골 탈퇴하여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가는 시대에 맞게 혁신적인 변화를 하지 않는다면 대한노인회와 지금의 경로당의 입지는 물론 관계까지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렇듯 지금과 같이 경로당운영의 여러 문제로 인해 대한노인회와 경로당에 지원되는 많은 관심과 재원이 노인복지의 사각지대에서 꼭 도움을 받아야 할 어려운 노인들의 몫까지 침해하는 이유가 된다면 이 또한 큰 문제라 하겠다. 

 

이 같은 문제에 있어 특히나 대한노인회의 결단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경로당을 위해 존재해야 할 대한노인회가 어찌 보면 오히려 전체 노인들과 경로당에 부담만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있게 따져 봐야 할 일이다. 

 

세상이 온통 혼란스럽다. 이 밝은 대명천지 문명사회에 눈을 훤히 뜨고도 당해야 하는 야만이 판을 치고 있으니 너무나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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